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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시즌이 끝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여름이 시작되었네요. 각종 이적관련 떡밥과 컨페더레이션 컵 하나로 버티기에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는 오프시즌입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압도적으로 포츠머스를 관광보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즌이 끝나다니 참 시간파리는 화살을 좋아하긴 좋아하는거 같습니다. 첼시의 이번 시즌은 참 드라마틱했죠. 쌍콤하게 시작하여 조금씩 불안요소를 드러내다가 서서히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서 막장으로 추락하고 감독 경질, 그리고 극적인 반전과 후반기의 비상 그리고 알흠다운 마무리. 정말 팬 해먹기도 힘드네요. 시즌의 마지막을 웸블리에서 FA컵으로 장식하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어느때보다 아쉬운게 많네요. "그 경기를 비겼더라면,그 경기를 이겼더라면, 그때 그게 골대 맞는 대신 그냥 들어갔다면......" 뭐 하긴 매년 이런식으로 아쉬워해봤자 끝이 없죠. 뭐 어디 첼시만 그러겠습니까. 스콜라리 감독을 생각하면 참 복잡한 감정이 듭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팀 색깔을 변화시키기에 괜찮은 감독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단기성적을 위해 영입한 감독이다보니 팀이 위기에 빠지자 바로 짤려버렸죠. 생소한 언어와 나라, 클럽과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첼시는 그런 여유를 용납할수 있는 클럽이 아니었습니다. 잉글랜드에 남고 싶어 한다고 하던데 다른 좋은 팀을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2. 결국 마지막 과제였던 FA컵을 들고 2년 무관의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히딩크 감독님. 첼시 같은 클럽에게 2년 무관이란 쪽팔린 일이죠. 히딩크 감독 부임 당시 리그 우승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목표였지만 챔스와 FA컵은 꼭 우승해주기를 바랬는데 챔스는 사기당했지만 FA컵은 들어 주시는군요. 히딩크 감독이 단 3개월동안 첼시에서 이뤄낸 성과는 첼시팬들 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단순히 승률뿐만 아니라 경기력과 팀 스피릿에 확연한 변화가 나타났는데 잉여전력에 가깝던 이바노비치는 이제 주전자리를 노리는 선수가 됐고 투덜이 사기꾼 아넬카는 골든 부츠를 타면서 성공한 타짜로 변신했습니다. 신도들을 좌절시키던 드록신은 다시 한번 그의 신성함을 증명했죠. 무엇보다 놀라운건 말루다의 환골탈태입니다. 방출 1순위 사기꾼 연봉도둑이 난데없이 월드 클래스 윙어로 변신한건 많은 축구팬들에게 말루다 쌍둥이설의 신빙성을 높여줬죠. 정말 전반기와 같은 선수라고는 믿을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골닷컴 기사에서 첼시팬들의 심정을 참 절묘하게 비유한 글귀가 있더군요. "팬들의 입장에서는 첼시를 응원하는 것이 햇볕에 늘어져있는 사자를 응원하는 기분일 것이다. 사자가 배고플 때는 그 어떤 상대도 갈갈이 찢어버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흥미를 돋울만한 먹이감, 즉 맨유와 같은 상대이다." 정말이지 더 이상 적절할수가 없는 비유입니다. 히딩크 감독이 내년에도 첼시를 맡아줬으면 좋겠지만 히딩크는 떠나야 할때가 언제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죠. 내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랍니다. 3. 밀라노의 성인 안첼로티가 기나긴 버퍼링을 끝내고 새로운 감독으로 왔습니다. 부임 인터뷰 입니다. 영어 공부 많이 하셔야 할듯. 뭐 저 인터뷰를 짦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쒸발럼들아. ㅋㅋㅋㅋㅋ 밀란에서 못 해본거 다 해볼거다 ㅋㅋㅋㅋㅋㅋ 돈 막 쓸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총리 쒸발럼아 ㅋㅋㅋㅋ 이제 너랑 안논다 ㅋㅋㅋㅋㅋㅋㅋ로만 형님 돈 많이 주십쇼 ㅋㅋㅋㅋㅋ" 탁월한 전술적 식견을 가진 덕장으로 알려진 안감독이지만 개인적으로 불안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거칠고 개성강한 첼시 선수들을 통솔할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는지 의문이고 또 선수와 감독 생활을 쭉 반도에서만 보낸 안감독이 과연 처음 와보는 섬나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도 미지수죠. 뭐 어쨌든 계약서는 작성됐습니다.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믿어줄수밖에 없겠죠. 여름 이적시장에서 몇몇 거물급 선수들이 첼시와 루머가 있던데 저는 그냥 현재 스쿼드를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영입을 하더라도 꼭 필요한 부분에만 실속있게 했으면 합니다. 이미 충분히 강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는 첼시인데다가 만년적자재정은 또 어쩔겁니까. 그러고 보니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참 흥미진진할거 같습니다. 챔스에 목마른 첼시와 갈라티코 시즌 2를 공언한 레알, 땅 파면 돈 나오는 오일머니와 부활을 쿰 쿠는 세리에팀들이 대대적인 전력 강화에 나서겠죠. 4. 저는 축구 관련 외 포스팅은 거의 안하는 편이지만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관해서 며칠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기에 정리할 겸 몇마디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저는 정치인 노무현은 여러가지로 참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2002년 대선 당시 그를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 그가 펼쳐나가는 정책들은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의 정책적 스탠스가 저와는 전혀 맞지 않았거든요. 이라크 파병, 대추리 군부대 투입, 이랜드 노조 진압, 한미 FTA, 삼성 비자금 사건 등을 보면서 결국은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됐습니다. 그의 골수 지지자들은 한 국가의 수반으로서 어쩔수 없이 현실에 타협한 일이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면죄부를 주기에는 그의 몇몇 정책들은 너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상처를 줬죠. 다만 정치인으로서 그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과 가식없고 솔직한 소통방식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생동안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비주류의 길을 택했고 오히려 그런 모습이 기존 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끼던 한국인들에게 평가받아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서는 지지세력과의 마찰까지 불사했고 높은 곳에 올라 언어의 유희 뒤에 숨는 대신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퇴임하고 시골 촌부로 돌아간 후에도 그는 왕성한 탐구욕과 실험정신으로 자신이 공동체에 기여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는 절대 그런식으로 죽어서는 안될 사람이었습니다. 반대세력의 정치보복으로 인한 자살이라니. 긍지있는 인간의 너무나 허망하고 비참한 최후앞에서는 그에 대한 호오를 넘어서 인간적인 비애를 느낍니다. 더불어서 그를 낭떠러지로 몰아넣은 언론과 현재의 집권세력에게 분노를 금할수 없습니다. 퇴임 직후부터 언론과 검찰을 동원해서 별별 이상한 걸로 꼬투리를 잡아 치사하게 괴롭히다가 부인이 몇십년 후원회장에게 돈 얻어쓴걸로 부패정치인으로 몰아넣어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걸 보면 소름이 끼칠 지경입니다. 평소에도 생각해 왔지만 이번 일로 더욱 강하게 확신하게 된 사실은 거대 언론과 재벌,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개발독재세력은 반드시 박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이 외치는 보수도 아니고 우익도 아닙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후안무치한 일도 서슴치 않는 거대 이익추구집단에 불과합니다. 단언컨대 그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사회는 전진하기는 커녕 퇴보할 것이고 실제로도 지금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불행한 최후를 맞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p.s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후가 너무나도 허망하고 슬픈 나머지 그를 과도하게 영웅시하고 신격화 시키는 분위기를 보면서 씁쓸한 한편으로는 다른 걱정이 듭니다. 죽은 다음에 얼굴에 금칠해주는 모습도 과히 보기 좋지는 않지만 혹시나 이것이 그의 유지를 이어나갈 또 다른 노무현에 대한 갈망의 표현이라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는 한 사람의 킹왕짱 잘난 엄친아 한명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룰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됩니다. 영웅이란 결국 사람들의 염원을 혼자서 짊어지고 걸어가다가 그 효용가치가 다하면 불행하게 버려지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더 이상 한국사회에서 제2, 제3의 노무현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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