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에서 ‘금융규제 강화: 경제학과 정치학(Financial Re-Regulation: The Economics and the Politics)’이라는 주제로 11월 19일(현지 시간)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포럼에 참가한 패널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 투자운용사인 Tudor Investments Corporatio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더거, 로펌인 Baker &Hostetler의 고문이자 미상원의 수석 조사법무관이었던 잭 블럼이 참여했고, 사회는 케네디스쿨의 리처드 파커 교수가 맡았다. 포럼은 패널간 토론과 이어진 Q&A를포함해 약 한 시간 20분 가량 진행됐으나, 여기에서는 지면 제약으로 패널 토론 내용만을 옮긴다.
(사회자) G20 정상회담이 지난주에 열렸다.금융시장 규제 강화와 관련해서 무슨 일이 있었고,무엇이 의제여야 했는지에
대해 우선 스티글리츠 교수부터 말해달라.
스티글리츠 교수) G7정상회담이 아니라 G20회담인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G7은 파산했기 때문이다 (웃음).
지금 모든 돈이 아시아와 중동에 있다. 지난 40년 동안 국제금융 구조에 매우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런데 미국은 여전히 IMF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 G7 국가들은 아시아와
중동국가들에게 ‘돈을 좀달라, 그러면 우리가 돈을 잘 쓰겠다. 믿어달라’고 빌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
니다. 그들이 얼마나 시장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젖어있는지 놀랄 지경이다. 그들은
여전히 시장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불완전하다고여기는 부분은 투명성 부족에 관한 것이다.
G20회담에서도 투명성 부족은 금융시장 개혁의 핵심 과제로 지적됐다. 좋은 정보가 없다면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투명성 부족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투명성 부족만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스톡옵션 등 근시안적으로 주가 올리기에 몰두하게 하는 기업 CEO들의 인센티브 제도나 그로
인해 CEO들의 무리한 위험감수 행위도 문제다. 나쁜 회계관행도 마찬가지다. 주가를 올리기 위해 CEO
들은 위험에 관한 모든 것을 회계장부에 내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초 미국은 월드컴과 엔론의 회계 부정
사건을 경험했고, 지금의 금융위기도 그 엔론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 엔론 사태 직후 사베인-옥슬린법이
제정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CEO 인센티브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들어낸 금융상품에 대한
개혁도 필요하다.
개혁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을 막기 위해서이다. 지금의 금융시스템은
피라미드의 맨 밑바닥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시스템이다. 월가는 맨 밑바닥의 돈을 피라미드
꼭대기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최대한 빨리 하려고 애썼다. 잘못된 기업지배구조가
착취의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주주들은 돈을 잃게 되지만 CEO들은 엄청난 보수를 받게 된다.
상업은행이나 신탁회사 등 핵심 금융기관들이 거래하고 보유하는 금융상품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나는 90년대 클린턴 행정부 경제자문위원장 시절에 금융파생상품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다. 당시 ‘금융
대량살상무기(financial Weapons of Mass Destruction)’와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파생상품들이
위험하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했다. 하지만 그린스펀 전 FRB의장이나 폴슨 재무장관, 그리고 모든 탈규제주의자
들은 ‘그래, 그것들은 위험해. 하지만 그것들을 규제하는 것은 더욱 위험해’ 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규제가 금융혁신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과 정책에 편승하여 규제회피 아비트라지(Arbitrage, 무위험
차익거래), 회계회피 아비트라지, 조세회피 아비트라지들이 생겨났는데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회계제도를 무력화시키고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확산시켰다. 그것은 일종의 혁신이기는
했지만 경제 전체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혁신은 아니었다. 오히려 위험이라는 측면에서는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크게 저하시켰다.
금융기관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자 중개기능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은 다른
산업부문들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도와야 하는데, 미국 금융기관은 미국 전체 기업 이익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도 비슷하다. 이처럼 금융산업이 막대한 이익을 내는 것은 경제 전체의 비효율을 의미하는 것이지 결코 시장
효율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없다. 금융기관은 리스크를 잘 통제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리스크를 양산해냈다. 금융
기관 이익을 위해 미국 중산층들이 자신들이 산 집에서조차 제대로 살 수 없는 금융상품을 만들어냈다. 서브프라
임론 사태 발생 이후 360만 가구가 집을 잃었으며 추가로 200만 명이 1년 내에 집을 잃을 것이라고 한다. 금융기관
은 엄청난 이익을 걷어들였지만, 사회 전체의 이익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들이 말하는 금융혁신은 경제에 도움
이 되는 혁신이 아니었다. 이런 문제들이 G20회의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규제에 관한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규제 강화에는 반대하며 근본적
변화 없이 화장만 고치는 식의 미봉책을 주장하고 있다. 경제가 조금만 호전되면 지금의 금융위기 문제는 잊어버
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 때에도 그랬다. 당시에도 세계 금융시스템을 개혁할 필
요가 있다고 했지만 그들은 어떠한 개혁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경제는 회복될 것이므로 변화는 필요 없다’ 고 말
했던 것이다. 지금도 같은 주장을 하는 몇몇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은 그때도 투명성을 말했다. 당시 미 재무차관
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개도국들은 ‘헤지펀드의 투명
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응수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은 여기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투명성은 당신네들에 대한 투명성이지 우리의 투명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정보가
너무 많으면 정보를 수집하려는 동기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도국들에게 왜 투명성이 중요한지를 말하려
고 했는데, 실제로는 왜 투명성 향상이 나쁜 지를 주장한 꼴이 돼 버린 것이다. 이런 주장을 동아시아 국가들이 받
아들이려 하지 않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회자) 로버트,월가의 금융가들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부에 협조할 것인가? 특히 규제강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
고 있으며 워싱턴에 대해서는 뭘 바라나?금융산업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 캠프에 가장 큰 기부자들이었으
므로 뭔가 기대를 가질 법 한데.
로버트 더거) 세계공황 직전인 1929년 GDP대비 부채 비율은 250% 정도였다. 이는 엄청난 수준으로 역사적인 대공황을 초래했
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금융 상의 어드밴티지나 첨단기법도 없었다. 그런데 2007년 이비율은 무려 350%에 달
했다. 미국은 지금 거대한 부채해소(deleveraging) 과정에 있다. 조셉 교수가 말하듯이 이 부채해소 과정은 큰 폭
으로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다. 조지 소로스가 말하는 재귀성(reflexivity)-가격이 극단적으로 폭등했다가 그것이 꺼
질 때 온 사회가 휘말려 들어가 붕괴하는-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금융감독체제가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확립될
필요가 있다.
‘월가가 새 정부에 원하는 것이 뭐냐’는 당신의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월가가 원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
보할 수 있는 금융감독 및 규제 제도(framework)의 마련이다. 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대마불사(too big to
fail)와 같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월가가 원하는 또 다른 것은 불균형이 계속 축적되
고 증폭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G7이 아닌 G20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한 것은 그의 임기 중 가장 잘
한 결정이다.(웃음) G20 정상회담은 금융규제 강화와 감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첫 걸음이다.
미 국민들의 과소비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금융기관들은 부채 비율이 350%에 이르기까지 자산상품(private
asset)들을 팔아 전세계 사람들의 저축을 흡수해왔다. 우리는 과소비로 생긴 차입금을 조달하기 위해 3,40년 동안
결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자산매각을 계속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미국사회 밑
바닥으로 더 깊이 들어가 자산을 캐내 패키지로 묶어 소시지로 만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면 미국 경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자산을 긁어 모아 포장해 소시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단 한푼
의 보증금도 필요 없는 소시지 말이다. 이는 조셉 교수가 잘 지적한 것처럼 소비자보호법(consumerlaws)의 위반
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긁어 모아 그것에 AAA+라는 최상의 신용등급을 매겨 CDS나 CDO와같은 파생상품으로 포
장하여 필레 미뇽(고급 소고기 스테이크의 한 종류)인 것처럼 전세계에 팔았다.이 같은 민간자산(private asset)의
해외판매는 97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7년에는 5,900억 달러나 팔렸다. 그런데 2007년 여름부터 서브프라임
론 사태 소식을 듣게 됐다. 놀라서 필레 미뇽을 뜯어보니, 그것은 필레 미뇽이 아니라 그저 소시지였을 뿐이었다.
곧바로 해외판매가 2,590억 달러로 90일만에 수천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것이 신용수축의 시작이었다. 미국경제
는 급히 거대한 부채를 발행하여 전세계의 산소를 빨아들였다. 전세계의 돈을 끌어 모으고,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구제금융종합대책(TARP), 그리고 연방준비위원회의 유동성공급이 뒤따랐다.
글로벌 경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금융감독과 규제 제도가 필요하다. 세계 경제는 이제 하나의 경제인 것이다. 지
속 가능성이 없는 불균형 확대를 막는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 조셉)조지 소로스도 지적했지만, 여러 가지 불균형 가
운데 하나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경기불황과 같은 경기변동을 약화시키기 위해 대규모 재정확대 경기부양 정
책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IMF와 미재무성은 개도국들에 대해서는 경기침체기에 금리인상이나 경비절감
과 같은 경기변동을 증폭시키는 긴축재정 정책들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강요는 개도국들의 경기변동성(volatility)
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 서방국가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 것
이다. 이러한 행위는 위선이며 악질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없다. 왜냐하면 긴축정책은 개도국들의 변동성을 확대시
키게 되며, 그로 인해 돈이 개도국에 보유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그로 인해미국이 문제의 근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거꾸로 자본이 개도국으로부터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도국은 많은 혼란에 직면할 것이지
만 미국은 돈이 유입되기 때문에 위기를 어떻게든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월가는 잘 알고 있다. 월가는
개도국의 자본을 빨아들여서 미국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로버트와 같은 책임성 강한 소수의
월가 사람들은 월가가 안정된 금융시장 환경에서 더 잘 작동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대다수 월가 금융인들은
화장만 바꾸는 형식적인 개혁을 원할 뿐이다. “개도국 자본을 이용해 우리는 문제를 풀었다. 그러니 우리의 기본적
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말자” 라고 주장할 것이다.
(사회자) 잭,당신은 규제와 법률을 입안해봤고,규제실패 사례에 대해서도 경험을 갖고 있는데 할 말이 좀있을 것 같다.
(잭 블럼) 은행(Banking)은 사회적 기능을 갖고 있다는 간단한 명제에서 시작해보자. 특히 상업은행은 대출상환을 확보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70년대에는 돈을 빌리고 싶어 은행에 가면 온갖 종류의 까다로
운 질문에 답해야 했다. 직업이 있느냐, 당신의 현금흐름은 어떠냐, 다른 빚은 얼마나 있느냐, 상환할 능력은 있느냐
는 식으로 세세히 물었다. 당시 은행은 고객의 신용을 잘 파악해야 했고, 대출을 해줄 때도 법적 수수료가 정해져 있
었다. 감독당국은 은행들이 이런 질문들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은행은 금융 규제를 지켰
다. 다만 그로 인해 은행은 그다지 수지가 맞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70년대부터 컨설팅회사들은 은행들
이 이익을 높이기 위해 금융규제를 피할 수 있도록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고 권했다. 그래서 은행들은 모기지 회사와
파이낸스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은행이 보증을 선 아웃소싱 회사들은 감독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엄
청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아웃소싱 회사들은 대출을 늘릴 뿐 투자한 돈들이 정말 회수될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 은행 시스템의 근본적인 오류였다. 놀랍게도 감독당국자들은 은행들이 궤도를 벗
어나는 것을 방치했다. 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에 심지어 매우 보수적인 은행들조차도 나중에는 하나 둘씩 금융기관
들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서게 됐다.
그런데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위험부담 증가 없이는 영원한 수익 증가도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것이 존재한다
면 이는 경제학의 근본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기관들은 연 15%의 수익률을 말했고, 헤지펀드들은 4,50%의
수익률을 장담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이 운용하는 돈들을 조세당국과 회계감독당국의
손길을 피해 역외(offshore)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돈(money on steroids)이
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케이먼 제도나 리히텐슈타인 같은 조세피난처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세
금을 보조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린다.
잘나가는 은행인 UBS가 부유한 미국인들에게 예금을 스위스의 계좌에 두라고 권한다. 그렇게 해서 UBS는 200억 달
러를 유치했고, 수수료로만 매년2억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UBS는 이 돈으로 서브프라임론 증권화상품과 같은 쓰레
기(garbage)에 투자했다. 이모든 것이 금융감독 규제와 조세당국의 감시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그리고 모든 거래
가 장부외(off-balance) 형태로 일어나 회계장부에는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 우리는 효과적인 감독규제 체계를 갖고
있었지만 규제기관들이 미국내 회계장부와 미국 금융기관들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회계장부들은 그런 쓰
레기 투자의 실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시티뱅크와 같은 은행들은 엔론 사태 이후에도 헤지펀드들을 케이먼
제도로 옮겼던 것이다.
우리는 완벽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기대할 수 없다. 투자자들에게 자기 나라로 오라고 유혹하는 규제회피 아비트라
지를 제공하는 나라들이 90여 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들은 금융기관에 대해 과세도 하지 않으며 법도 없고 무
엇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지역들의 문을 모두 닫도록 하는 것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금융규제 틀에서 벗어났다. 그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핵심이다. 부의 분배
(wealth distribution) 면에서 왜곡이 심화된 것이다. 지난 30여 년동안 부는 최상층으로 이동한 반면 금융기관 대출
로 혜택을 봐야 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더 가난해졌다. 지금 당장 필요한 금융구제 조치는 피라미드의 밑바닥에서부
터 시작해서 점차 위로 올라가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금융규제 시스템은 어떤 형태로든 규제회피 아비트라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새 금융규제 시스템은 세금이 제대로 징수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곡된부의
분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로버트) 나는 잭이 말한 것을 조금 다른 표현으로 다시 강조해보겠다. 지금 미국 금융이 무너지면서 경제도 무너지고 있다.
경제는 정치철학을 만든다. 경제가 무너짐과 동시에 하나의 사고방식도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모든 시민들을 최우
선에 두지 않았던 정치철학의 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치철학은 모든 시민들의 권리를 최우선에 옹호하지 않
았다. 투명성도 없었으며 장기적 미래를 내다본 것도 아니었다. 또 그 정치철학은 진실을 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비밀스럽게 작동했다. 그런 정치철학의 홍보수단으로 사기와 왜곡(misrepresentation)동원됐다. 이 같은 설명에 동
의한다면 잭이 말했던 것처럼 사회 지배구조의 기본들을 바로잡고 금융구제를 피라미드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 그 경우 경제는 다시 재생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지탱하는 핵심은 바로 신뢰(trust)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신뢰의 상실을 보고 있다. G20을 논의의 출발점
으로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시 투자할 수 있도록 미국을 다시 신뢰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미국경제 회복을 의미
하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자) G20 정상회의를 통해 느낀 것은 부시 정부가 군사적 헤게모니를 통해 유지하려고 했던 예외주의(exclusivity)를 금
융 분야에서도 유지하려 한다는 느낌이었다.신임 오바마 정부는 글로벌 금융규제에 관한 국제간 대화를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까?
조셉) 미국이 개도국에 보증을 주는 것과 개도국이 우리에게 보증을 주는 것이 같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에서도 말했
지만, 미국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지라도 돈은 미국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먼저 규제를 시작하고 다
른 나라들은 규제를 하지 않는다면 돈은 우리를 떠나갈 것이다.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2라는 규제완
화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토론이 왜 글로벌 차원의 대화가 돼야 하는 이유다.
잭) 그것은 일종의 환상이다. 그런 규제완화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 바닥을 향한 경쟁은 이미 계속 진
행돼왔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케이먼 제도로 간 것이다. 그런 주장은 끝났다.
로버트) 우리는 (이제) 규제완화 경쟁을 멈췄다.
잭) 우리가 (이제) 멈췄다고 해서 이미 규제완화 국가에 가있는 금융기관들을 어쩌지는 못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도박
(gambling)과 각종 금융거래가 국제적으로 막대하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도박들이 모두 달러로 행해졌다. 전 세
계 거의 모든 은행들이 같은 도박 게임에 참여했다. 영국 은행들은 그런 도박에 관한 한 우리보다 한참 앞섰다. 하지
만 최악의 경우는 아일랜드다. 모두 헤지펀드 자금을 받은 진짜 도박판이었다. 국가 파산 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도
마찬가지다. 이 은행들은 달러로 빚을 졌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연방준비은행
(FRB)이다. 따라서 이들은 금융거래를 위해 미국에게 올 수밖에 없다. 달러로 이뤄진 도박을 결제하기 위해 스위스
GDP의 4배를 초과하는 2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때 미국은 결제를 해줄수밖에 없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통
화스왑을 요청하고 자국 은행들을 구제해달라고 한다. 그 경우 미국은 그런 은행들의 구제자가 되어주어야 하는가?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이모든 것들이 규제를 벗어난 글로벌 무국적시장(global inter-space)에서 행해졌다. 국내의
모든 금융규제 법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와 같은 글로벌 무국적시장에서 일어난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통제할 수 없다.
내가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이런 일들이 지난 20년 동안 계속돼왔다는 점이다. 우리는 여러 차례 붕괴를 경험하면서
국내 금융규제가 글로벌 무국적 공간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를 들어, BCCI3가 파산하면서 아
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다. 그들이 수표를 발행했을 때 어떤 자본도 어떤 돈도 회계장부에는 남아 있지 않았었다. 모
든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런 사건 이후에도 온갖 스캔들이 계속됐다. 이제는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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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이제는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행해지는 금융거래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고 이번 삽질을 계기로 더 나아가서 정
치철학 자체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압축이 되었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공감을 얻고 있지만 또 한
사이클이 지나고 사람들이 지금의 시궁창에 대해서 잊을때쯤 되면 또 다른 어리석음을 무한 반복하게 되지 않을까 ?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제 활동 주체들의 탐욕은 그 어떤 고통스런 기억도 잊게 해주는 마력을 지녔다. 몇백년 동안 이런 일이 여러번 반복 되었지만 반성과 성찰은 잠시 뿐, 곧 또 다른 고위험 고수익을 찾아 자본을 움직이고 거품을 쌓고 일시적인 성과에 취해있다가 꿈에서 깨어나는 무한반복은 언제쯤 그 순환을 멈추게 될까. 아니 어쩌면 나 자신도 저 순환구조에 끌려들어가면
빠져나올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헉. 그러고 보니 축구랑 상관없는 포스팅 하는게 얼마만이지. 명색이 경제학도인데 ... ;; 나 축구에만 미친 십덕후 아님.